답답하고 생각이 많을때..고요함 속 나를 마주하다 – 경북 김천 직지사 산책 기록

요즘 머릿속이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일도, 인간관계도,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정작 마음 한 켠은 텅 빈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오늘, 무작정 김천 직지사로 향했습니다.
조용히 걷고, 아무 말 없이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거든요.

김천 시내에서 차로 약 20~30분.
도로를 따라 오르막을 조금 달리다 보면
짙은 산세와 함께 절집이 조용히 맞이해줍니다.
직지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고찰이자
산세 깊은 가야산 자락에 안겨 있는 곳이라
언제 가도 자연과 마음이 같이 가라앉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도 많지 않아 좋았습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의 가벼운 인사뿐.
발걸음도 자연히 천천히, 가만히 움직이게 됩니다.
길가에 핀 야생화며, 스님의 발걸음,
느릿하게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을 보며
하나하나 놓쳐왔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
‘바쁘게만 살아오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조용히 올라왔습니다.
 

 
직지사 대웅전 앞에 앉아 한참을 있었습니다.
햇살이 나무를 뚫고 내려와 바닥에 그림자를 그리고
그 속에서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제 속을 함께 정리해주는 것 같았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 한편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지사 초입 산책로 근처 수국

 

 

 
요즘은 여행보다 ‘잠깐의 멈춤’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어딘가 멀리 떠나는 것보다
잠시 가까운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 간절하달까요.
오늘 저는 직지사에서 그런 시간을 가졌습니다.
크게 위로받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 이대로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마음이 복잡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
직지사는 늘 조용히 기다려주는 그런 곳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요즘 생각이 너무 많거나, 마음이 복잡하다면
김천 직지사에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만히 걷는 것부터일지도 모르니까요.